김구가 삼척부사로 떠나는 친구 충재 권벌權橃을 위해 써준 작품입니다. 16세기를 전후해 명나라의 새로운 초서풍이 조선에 유입되었고, 김구는 이러한 서풍에 민감하게 반응한 대표적인 명필이었습니다. 특히 그는 감정이 폭발하듯 미친 듯이 써 내려간 초서, 즉 광초狂草를 능숙하게 구사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도 그의 부드럽고 활달한 붓놀림이 돋보입니다.
원문 및 해석
전송하노라니 험난한 길 많고
황급하게 홀로 나루터를 묻네
슬프고 처량한 천 리 좌천 길
비통하고 낙심한 백 년 인생
우리의 심사는 유랑자와 같고
사는 동안 고생도 함께 하였네
떠나간 뒤에도 함께 있을 때도
언제나 꿈속에서 만나는 사람
대유大柔가 써서 주다.
送送多窮路
遑遑獨問津
悲凉千里道
凄*斷百年身
心事同漂泊
生涯共苦辛
無論去與住
俱是夢中人
大柔書贈
*凄 : 왕발의 본래 시는 ‘悽’로 되어 있다. ‘슬프다’는 뜻으로는 통용하는 글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