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왕후 무덤 조성에 참여한 관리들의 모임
문정왕후산릉도감계회도 文定王后山陵都監契會圖
  • 그림 작가 모름
  • 글 홍섬洪暹(1504~1585)
  • 조선 1565년
  • 비단에 먹
  • 교토국립박물관

문정왕후文定王后(1501~1565)의 무덤을 만든 뒤, 함께 공사한 관리들이 그 일을 기념하고자 그린 계회도입니다. 원래는 다른 계회도처럼 제목과 참석자 명단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는 그림 일부만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림에 보이는 산은 능이 위치한 공릉동 주변의 산 봉우리로 추정되기도 합니다. 그림 왼쪽에 홍섬이 쓴 계문契文이 남아 있는데, 시詩 대신 계문이 적힌 첫 사례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전시기간: 2025년 6월 10일 ~ 8월 3일

원문 및 해석
가정 을축년(1565) 음력 4월 7일에 문정왕후가 세상을 떠나시자 나라의 고사를 살펴 산릉도감을 설치하고 양주 대방동에 능을 정하여 7월 13일에 현궁에 재궁을 모셔 장례를 치렀다. 공역을 다 마치고 해산할 무렵이 되자 아쉬운 마음이 밀려와 화공에게 명하여 그림을 그리게 하고 그 아래 이름을 써넣었다. 아아! 일을 함께 한 사람의 이름을 써넣는 것은 대개 일이 지나간 뒤에 잊지 않기 위해서이지만 세월이 많이 흐르고 자취가 흩어지면 절로 잊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그렇지 않은 점이 있다. 산야에서 신산한 노고를 함께 하고 슬픔을 억누르면서 공역을 수행하여 마음에 슬픈 감정이 이미 깊으니 누군들 그림을 보고이 일을 떠올리면서 슬픈 마음을 일으키지 않을 수 있겠는가? 눈으로 보는 대상에 대해 감정도 따르기 마련이니 이를 잊고자 해도 되겠는가? 이것이 계회도권이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자 글을 지어 그 사실을 기록하는 이유이다. 홍섬이 손 모아 절하고 기록한다.

嘉正乙丑, 四月初七日, 文定王后賓天, 按國之故, 設山陵都監, 卜陵于楊之大方洞. 以七月十三日, 遷厝玄宮. 役完將散, 餘情依依, 命工圖畫, 題名其下. 嗚呼! 同事者之題姓名, 蓋欲不相忘于事過之後, 而歲久跡散, 自不 得不忘. 此則有不然者, 辛勤於山野, 含恤而課功, 情之惻於中者旣深, 則孰不撫迹, 而生楚愴乎? 目所寓而情隨之, 則雖欲相忘, 得乎? 此契券之所不能無, 而文之所以錄其實也. 洪暹拜手識.
인문印文 「대제학장大提學章」 「홍섬퇴지洪暹退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