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가 안사확安士確에게 그려준 겨울 풍경입니다. 나귀를 탄 인물이 산길을 따라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고 있고, 화면 위쪽 눈 쌓인 웅장한 산이 시선을 끕니다. 산과 바위를 왼쪽으로 치우치게 배치하고, 강과 안개를 통해 표현한 넓은 공간감, 게 발톱처럼 뾰족하게 그려진 나뭇가지 표현은 15세기 안견파 화풍을 이어받은 모습입니다. 한편, 한쪽으로 기울어진 바위산과 강 너머 희미하게 보이는 각진 산 표현에서는 중국 명나라 절파 화풍의 영향이 드러납니다. 15세기와 16세기 화풍이 함께 나타나는 과도기의 특징이 잘 드러난 작품입니다.
원문 및 해석
만력 갑신년(1584) 가을에 양송거사養松居士가 사확士確 안□□安□□
에게 한림제설도를 그려 준다.
萬曆甲申秋, 養松居士, 爲安士確, 作寒林霽雪圖
인문印文 「김시계수金禔季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