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게 갠 산시 풍경
산시청람도 山市晴嵐圖
  • 작가 모름
  • 조선 16세기 전반
  • 비단에 먹
  • LA카운티미술관
  • 프랭클린·린 톰 기증(부분) 및 중국·한국 특별기금

그림 위에는 ‘산시청람山市晴嵐’이라는 글씨와 함께, 중국 송나라 미불米芾이 읊은 시가 적혀 있습니다. 산허리에는 안개가 자욱하게 드리워져 있으며, 나무는 게발처럼 뾰족한 해조묘蟹爪描로 표현되어 전체적으로 안견파 화풍의 특징이 엿보입니다. 강가에는 몇 척의 배가 정박해 있고, 그 곁에 중층의 전각이 자리해 있습니다. 그림 위에 있는 미불의 시에서는 북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읊고 있지만, 이 그림 속 인물은 산 중턱에 짐을 어깨에 메고 걸어가는 사람만이 발견됩니다.

원문 및 해석
맑게 갠 산시 풍경 山市晴嵐
산세를 따라 성곽을 쌓으니 依山爲郭
가게가 줄지어 늘어서 있네 列肆爲居
물고기와 조개가 모이는 곳 魚蝦之會
마름과 연이 모여드는 도시 菱芡之都
오는 사람도 유유자적 걷고 來者於於
가는 사람도 느긋하게 가네 往者徐徐
수림 끝에 보이는 맑은 기운 林端淸氣
있는 듯 없는 듯 아른아른 若有若無
산색 머금어 푸르기도 하고 翠含山色
아침 햇살에 붉게도 빛나네 紅射朝暉
남은 산 기운 한 손도 못 채우지만 餘不盈乎一掬
그 기운 펴면 온 우주에 가득하네 散則滿乎太虛
인문印文 「판독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