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달생이 글씨를 쓴 묘법연화경
묘법연화경 권5-7 妙法蓮華經 卷5-7
  • 조선 1405년
  • 종이에 목판 인쇄
  • 신수15340
  • 보물

조선 초의 무신 성달생이 아버지의 명복을 빌며 글씨를 써서 안심사에서 펴낸 『묘법연화경』입니다. 책의 앞머리에는 가로로 긴 변상도가 있는데, 고려시대의 그림을 다시 새겨서 찍어낸 것입니다. 안심사에서는 이 책 외에도 여러 번 『묘법연화경』을 간행했고, 전국의 사찰에서 다시 찍어내며 널리 퍼졌습니다.

발문
위 없는 묘법妙法을 연꽃에 비유하고 중생에게 수기授記를 주어 깨달음에 이르는 데 진실로 점차가 없다는 것이 바로 모든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입니다. 이 『법화경』에 대한 계환의 주석이 깊고도 간결하게 해석되어 있어서 간절히 살펴보는 자들에게 그 뜻을 분명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러므로 예로부터 이 경전을 신봉해온 이들은 모두 계환의 주석을 중히 여겼습니다.
지금 조계종의 대선大選인 신희信希 등이 이 경전을 믿고 받들어 염송해온 지 오래되어 그 무량한 경지에 진실로 깊이 나아가 오묘히 깨달았습니다. 이제 이 경전의 이로운 은택을 널리 끝없이 미치게 하기 위해 중간 크기 글자로 필사하여 널리 유통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경전을 보고자 하지만 눈이 침침하여 보지 못하는 노인들까지도 모두 쉽게 펼쳐 볼 수 있게 하였으니 그 마음 씀씀이 역시 넓다고 하겠습니다.
전 대호군 성달생(1376~1444)은 그때 아버지를 여의고 상복을 입고 있으면서 이 뜻을 받들어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복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래서 동생 성개(?~1440)와 함께 이 경전을 필사하였습니다. 도인 신문信文이 필사한 경전을 가지고 전라도 운제현(지금의 완주) 도솔산 안심사安心社로 가서 기술자에게 경전을 나무에 새기게 하여 길이 전하도록 하였습니다. 지금부터 이 경전을 보는 이들은 계환의 주석을 통해 경전의 뜻을 알게 될 것이고, 경전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이들이 계속해서 나오게 될 것입니다. 위로는 나라의 왕업을 길이 이어지게 하고, 아래로는 모든 중생들을 두루 교화되게 할 것이니, 그 공덕의 크기를 어찌 쉽게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영락 3년(1405) 봄 3월 하순, 양촌 권근이 발문을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