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에서 일상적으로 하는 의식 절차 순서와 다라니를 정리하여 한글로 번역한 책입니다. 인수대비가 아들 성종의 명복을 빌기 위해 목활자로 400부를 찍어냈습니다. 다라니는 원래 인도의 글자인 범자梵字로 된 주문이며, 이 발음을 한자로 써서 외웠습니다. 다라니를 한글로 번역하여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게 되면서 표기와 발음이 널리 통일될 수 있었습니다.
발문
우리 인수대왕대비 전하께서는 당시 사람들이 ‘세상에 지나치게 얽매이고 겉 모습(이름과 형상)에 집착하여 괴로워하면서도 세상 밖에 맑고 서늘한 한 줄기 빛이 있음’을 알지 못하는 것에 안타까워 하셨다. 그래서 스님에게 명하여 『육조단경』을 한글로 번역하게 하고, 나무에 글자를 새겨서 300부를 인쇄하여 널리 배포하도록 하였다. 이는 후대에도 전하여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참모습을 돌이켜 성찰하도록 한 것이었으니, 그 크고 크신 원력을 어찌 말과 문장만으로 형용할 수 있으리오! 마땅히 법의 성상性相과 함께 처음부터 마지막 구경까지 하나되어 끝 없고 다함 없는 깨달음의 영역에 이를 것을 의심하지 못하리라!
또한 시식하고 권공하는 일상 생활의 의례문에서 글자가 잘못 들어갔거나 뒤섞여 있거나 문맥이 고르지 못한 것을 배우는 학승들이 병통으로 여겼는데, 이번에 상세히 교정하고 바로 잡아 400부
를 인쇄하여 안팎에 널리 보급하였다.
홍치 9년(1496) 여름 5월 어느날, 발문을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