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이 작품은 전접시의 내면을 화폭으로 삼아 산수를 배경으로 나귀를 타고 가고 있는 세 명의 인물을 그려 넣었습니다. 원경 중경 근경으로 화면을 구분하여 원경에는 산이, 중경에는 언덕과 집, 나무들이, 근경에는 나귀 탄 인물이 배치되었습니다. 원경의 산은 암산을 표현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이며 안개를 통해 앞뒤로 배치된 산세의 공간감을 의도하였습니다. 중경에는 건물군만 그려 넣고 나머지는 비운 채 수면을 암시함으로써 나귀 탄 인물 표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보는 이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전경의 인물에게 도달하도록 의도하고 있습니다. 나귀 탄 인물 주변의 동자 한 명은 앞에서 길을 이끌고 있고, 나머지 한 명은 인물을 부축하고 있는 것으로, 이러한 구성을 보이는 그림을 보통 기려도騎驢圖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