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치’가 쓰여진 백자 청화 소나무·대나무무늬 항아리
白磁 靑畫 松竹文 弘治銘 壺
  • 조선 1489년
  • 동국대학교박물관
  • 국보

보기 드문 대형 청화백자 항아리로, 절개와 고결함을 상징하는 소나무와 대나무를 전면에 배치하였습니다. 화면에 충분한 여백을 남겨 전체가 하나의 회화처럼 보이게 구성하였습니다. 굵은 옹이와 꺾인 가지, 섬세한 솔잎 표현은 조선 전기 회화에 유행한 마하파馬夏派 화풍의 영향 아래 도화서 화원이 직접 그렸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입구 안쪽에 ‘홍치이년弘治二年’라는 명문이 있었는데, 현재는 ‘홍치’만 남아 있습니다. 홍치는 중국 명나라 효종(재위 1487~1505)의 연호로, 이 항아리가 1489년에 제작되었음을 알려줍니다. 조선 전기 청화백자의 절대 연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작이자, 조선 청화백자가 중국 원·명대 자기를 모방하던 초기 양상에서 벗어나, 조선 고유의 회화성과 문인적 이상을 담은 도자로 발전해가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대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