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품

소수瀟水와 상강湘江의 아름다운 여덟 풍경을 읊은 시
신숙주 시 申叔舟 詩, 김종서 시 金宗瑞 詩
《소상팔경시첩瀟湘八景詩帖》 15-16면·37면
  • 이영서李永瑞(?~1450), 김종서金宗瑞(1383~1453), 신숙주申叔舟(1417~1475) 등
  • 조선 1442년 이후
  • 종이에 먹
  • 신수14513
  • 보물

안평대군 이용李瑢(1418~1453)이 중국 후난성湖南省 소수瀟水와 상강湘江의 아름다운 풍경을 읊은 소상팔경시瀟湘八景詩를 엮은 시첩입니다. 이 시첩에는 조선 전기 인물 19명의 시詩가 실려 있습니다. 그중 김종서의 시는 해서와 행서를 섞은 자연스러운 글씨로 친필로 여겨집니다. 신숙주의 독특한 예서 글씨는 후대에 그의 글씨를 모방해 쓴 것으로 보입니다. 이 작품은 소상팔경에 대한 조선 전기 명사들의 인식과 서예 문화를 보여주는 소중한 자료입니다.

원문 및 해석
(신숙주 시)
시는 소리가 있는 그림이고 詩爲有聲畫
그림은 소리가 없는 시라네 畫是無聲詩
세상에서 오직 시와 그림이 世間唯詩畫
사물의 미추를 다 표현하네 狀物窮姸媸
그림 펼쳐 형상을 음미하고 披圖玩其象
시구마다 말뜻을 사색하니 逐句硏其辭
이제야 알겠네 이 세상에는 始覺天地中
다양한 예술미가 있는 것을 有此八般奇
신기한 표현엔 진리를 담고 神機各奪眞
눈에 심원한 생각 떠오르네 眼底生幽思
동평왕이 선행을 즐기던 뜻 東平樂善意
만나는 사물마다 끝이 없네 觸物無窮時
그러니 천년 후의 후손들도 可使千載下
선현의 교훈을 잘 받들리라 好尙欽芳規
집현전 수찬 고양 신숙주 集賢修撰高陽申叔舟
인문印文 「범옹泛翁」 「여조물유與造物游」

(김종서 시)
산과 물은 내가 즐기는 것 二樂吾所尙
예전엔 마음껏 유람하였네 夙昔恣遊賞
중년에는 벼슬에 얽매여서 中爲圭組累
바쁘게 세속에서 분주했네 役役走塵坱
누가 팔경도를 그린 것인가 誰作八景圖
나에게 그리운 맘 일으키네 令我動遐想
크지 않은 새하얀 비단폭에 只尺雪素間
붓으로 온갖 물상 그려냈네 一毫驅萬像
축지술이 무슨 소용 있는가 縮地術何用
온 세상이 손바닥에 있거니 六合如在掌
솟구친 산악은 살아 있는 듯 山聳若生物
흐르는 냇물은 지혜가 긴 듯 川流智思長
즐거움이 바로 여기 있거니 所樂方在玆
이를 버리고 무엇을 따르리 舍此將焉倣
나는 귀공자를 사랑하거니 我愛貴公子
초연한 뜻이 높고 시원하네 超然志高爽
세속 초탈한 이런 생각 하니 出玆物外念
우리 벗이라는 것 잘 알겠네 諒哉乃吾黨
절재 김종서 節齋 金宗瑞